부산에 갈 때마다 꼭 먹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부산 밀면' 이다.
한 번 먹고 그 맛에 빠져서 부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근처에 어디 밀면 맛집이 없을까 늘 찾아가곤 했는데,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
밀면 하면 부산이지만, 부산의 모든 밀면집이 맛있지는 않다는 것...;;;
나도 여러 번 실패했다.ㅠㅠ
가게 외관은 맛집 같아 보였는데, 유명하다고 소문도 났던데, 사람들도 바글바글하던데, 근데 먹어보면 그 맛이 안나.ㅠㅠ
예를 들면 부산역 길 건너에 아주아주 유명한 밀면집 하나가 있다. 검색하면 방문객 수도 엄청 많고 실제 가보니 관광객들도 줄서서 먹더라. 부산역에서 워낙 가깝다보니 나도 두 번쯤 방문했다.
음... 맛이 영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다른 메뉴들도 있으니)
그치만 밀면만 놓고 볼 땐 육수의 한약재 맛이 좀 강하다. 육수내는 재료의 밸런스가 안맞는 듯 조금 씁쓸한 맛이 돈다.
아마 처음 먹는 사람들은 '아 원래 밀면은 이런 맛인가보다' 하고 먹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부산 토박이는 아니니까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긴 그럴지 몰라도, 일반 사람 입맛 기준으로, '진짜 맛있는 밀면은 육수 한 모금 딱 마셨을 때 눈이 번쩍 뜨인다!!' 가 내 생각이다.
한 때 밀면에 빠져서 부산까진 못 내려가고 밀면 밀키트까지 공수해서 먹던 밀면 덕후로서, 솔직한 의견임.ㅎㅎ
가장 맛있게 먹은 밀면은 구포역 근처의 '묵도리' 라는 30년 된 집의 밀면이지만 지금은 문을 닫았더라..ㅠㅠ
(해운대 밀면 맛집을 소개하려 했는데 쓰다보니 개인적인 밀면 사랑 썰만 풀었다ㅎㅎ;;;😂)
최가네 밀면
부산 해운대구 우동1로 38번가길 20
해운대역 4번 출구에서 168m
이번에 부산에 갔을 땐 해운대 지역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는데, 당연히 근처 밀면집을 또 찾아보았다.
여러 후기들 중 부산 사람도 추천하는 곳이면 믿을만 하겠다 싶어 최가네 밀면집으로 도전하기로
- 했으나 밀면집 실망한 기억이 많아 사실 반신반의하고 가 봄 - ㅎㅎ
일단 가보니 간판의 since 1989가 눈에 들어 온다. 이렇게 오래된 곳이면 관광객들은 몰라도 동네에서는 알아주는 집이겠다 싶다.
찾아가는 길은 엄청 쉬웠다.
해운대 지하철역 뒤쪽으로 해리단길이라는 예쁜 이름의 도로가 있는데 아기자기한 카페나 식당들이 몇 보였고,
최가네 밀면은 여기서 빨간색 글자가 딱 보여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식사 시간이 지나서인지 매장은 한산했지만 손님들은 계속 들어오는 편이었다.
관광객들이 아니라 동네 분들이 대부분인 분위기 -
벽에 걸린 '밀면 맛있게 먹는 법' 이 재미있다.ㅋㅋ
진짜 맛있는 밀면은 육수빨이라고 생각하는데 목을 타고 내려가는 육수의 짜릿함이라니 -
동감합니다 : )ㅎㅎ
드디어 나온 밀면 -
정말 오랜만에 마주하는 영롱한 빛깔의 국물이다. +.+
사장님이 벽에 '밀면 맛있게 먹는 법'을 써놓으실 만큼 자부심을 갖고 계신 육수의 맛을 보니 -
오 괜찮다. 뭔가 과하거나 모자라거나 하지 않고,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의 감칠맛도 좋다. :D
이 정도면 합격점이다! (ㅋㅋ 쓰다보니 내가 미식 전문가도 아니곸ㅋㅋ)
어쨌든 타지 사는 밀면 덕후의 입맛에도 맛있는 맛이라 육수도 끝까지 드링킹 함.
여기 육수 스타일은 달짝지근한 스타일인데 - 고명도 슬라이스한 배가 올라가 있다 - 그 단 맛이 과하지 않고 식욕을 돋구는 단맛이다.
특별히 불호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니 해운대 역 주변에선 이 집으로 먹으러 오면 될 듯 -
밀면 먹을 때는 별도의 따뜻한 육수도 같이 나오는데, 주로 뼈를 고아 만든 온육수가 나온다.
나는 사골 국물을 안좋아해서 거의 안먹긴 하는데 그래도 일단 왔으니 한 컵 따라 와서 맛을 보았다.
오 - 근데 이것도 괜찮았다. 뼛국물 맛 안나고 따끈하고 맛있어서 이것도 만족.
다행히 오늘은 밀면집 선택에 실패가 없었다.
육수도 끝까지 다 드링킹 했더니 배 엄청 불렀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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