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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해외여행

[뉴욕 한 달 살기] 버킷리스트를 이루다.

 

버킷리스트를 이루다.


누구나 '○○에서 한 달 살기' 같은 바람 정도는 있을 것 같다. 일곱 가지 정도 적어둔 나의 버킷리스트 목록의 1번도 '뉴욕에서 한 달 살기'였다.
오래전에 한 번 가보았던 뉴욕에서의 시간들이 너무 좋았어서, 귀국하는 날 아침 비 오는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뉴욕에 꼭 다시 오게 해달라고 기도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단 며칠로는 그 시간이 너무 짧고 아쉬워 '뉴욕 한 달 살기'는 그렇게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2021년 가을, 코시국의 한복판에서 나는 뉴욕행을 결정했다.

'지금이 아니면 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매일매일 항공권을 뒤적이며 한 달 살이를 준비했다.

세상에서 가장 물가가 높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의 한 달. 숨 쉬는 것 빼고는 모든 게 돈이 들어가는 해외 살이...

집 나가면 고생이라지만, 그토록 가고 싶은 뉴욕이라면 고생도 재미난 고생이 될 거라며 호기롭게 항공권을 끊었다.

인생만큼이나 여행도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저런 변수가 찾아왔지만, 이것도 추억, 저것도 추억, 시간이 지나면 모두 미화되어 기억되는 것이 여행의 축복인 것 같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긴 하지만 뉴욕이라는 도시를 둘러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사실 가고 싶은 곳을 모두 가보지는 못했다. 코로나를 핑계로 박물관, 공연장, 전망대 같은 곳들은 입장하는 데에 많은 제약들이 있었다. 그 유명하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못 보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올라가지 못했으니 비싼 돈 들여 먼 곳까지 괜히 간 걸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뉴욕의 유명 관광지들을 찍지는 못했어도, 특별한 일정 없이 마음 가는 대로 거리를 걷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공원 잔디밭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았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온전히 나의 시간을 뉴욕에서 보낼 수 있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상황이 어떻든 나는 지금 뉴욕에 있으니까 : )

 
 
 
뉴욕 여행
 


[뉴욕 한 달 살기]
2021년 9월 28일부터 10월 29일까지의 기록.

여담이지만 사실 귀국 날짜를 며칠 늦췄다. 돌아갈 날짜는 다가오는데 뉴욕을 떠날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지 않고, 꼭 가야 하는 한국에서의 일정도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되었다. 얼마나 아쉬웠던지, 뉴욕을 떠나는 날짜가 카운트다운 되며 눈앞에 떠다니고 째깍째깍 시계 초침 소리까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ㅎㅎ

 

결국 고민 끝에 항공권을 이리저리 연장하여 귀국 날짜를 연기하고 급하게 새로운 숙소를 찾고 했었다.

그렇게 후회 없이 마음껏 뉴욕을 사랑하고 살아보았던 그 시간들은 지금도 나에게 인생을 살아갈 힘을 주는 감사한 시간들이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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